텃밭 시금치 무침
며칠 전(지난 토요일이니까 거의 한 주일이 지났네요) 한 겨울에 장모님이 보내셨다며 처남이 시금치를 10kg 쌀 부대로 한 부대 잔뜩하고도 검정 비닐봉지에 좀 더 가져 왔어요. 보니 매우 어리고 여린 시금치였으며 흙모래가 많이 묻어 있어서 이것을 다듬어 세척하고 데쳐 시금치무침을 만들기까지 언뜻 봐도 매우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겠다는 예상에 앞이 캄캄하더군요.
"휴~, 이걸 어쩌나!" 그러나 장모님이 집 앞 텃밭에서(올해는 겨울인데도 덜 추워서 시금치가 더욱 잘 자랐던 모양이에요) 그 시금치를 키워 일일이 캔 후 보내 주셨다는 사실에 하나라도 버리면 안 되겠다는 다짐을 하며 비장한 마음을 품고 작업에 착수했답니다.
우선 시금치의 효능은 다음 댓글에 적어 드린 링크주소를 찾아 참고하세요.
큼직한 시금치이면서 흙이 거의 묻지 않은 것은 금방 손질하여 세척한 후, 데쳐서 시금치무침을 만들 수 있지만, 이건 너무나 어리고 여린 시금치인데다 잔모래 흙이 얼마나 많이 묻어 있던지요!
토요일날 아침부터 다듬다가 허리가 아파 작업을 시작한지 약 1시간 후 도저히 못견뎌 다짜고짜 운동하러 나갔어요. 약 1시간 30분 동안 조깅을 하고 온 뒤 씻고 다시 달라 붙었죠. 거의 2시간 30분가량 씨름하며 시금치를 정성껏 다듬었어요(총 약 3시간 30분 가량 다듬음). 그랬더니 허리가 거의 잘려 나가는 듯한 고통이 엄습해 왔답니다.ㅎㅎ 중간 중간 두 세번 허리를 펴긴 했지만 집중한다고 간격을 길게 잡는 바람에 그랬던가 봐요.
그러나 그것도 문제였지만 뒤에도 엄청난 작업이 기다리고 있었죠. 바로 위의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세척 과정! 아시겠지만 잔모래 흙이 묻은 것을 세척할 때는 모래 흙이 하나도 눈에 비치지 않을 정도로 하지 않으면 시금치무침을 만들어 먹을 때 모래가 씹혀서 못 먹고 버리게 돼요.
그래서 처음 두 번은 커다란 고무함지박에 다듬은 시금치를 모두 넣고 물을 받아 세척하고 3번 째부터는 조금씩 나누어 씻어 총 9번 세척했어요(시간 엄청 걸렸어요). 그래도 아주 작은 모래가 나와서 '이제 데치고 난 후, 더 세척하자' 싶어 10번 째 세척을 하지 않고 데쳤죠. 게다가 앞치마를 안해서 옷이 한 여름 소나기에 맞은 것처럼 물에 흠뻑 젖었더군요.ㅋㅋ
소금을 약간 섞어 팔팔 끓인 물에 대여섯 번 데쳐 냈어요(양이 많으니까요). 그리고 데쳐 낸 것을 다시 3번 물에 세척하였답니다. 아까 덜 씻겨 나간 아주 잔모래 흙을 다 씻어내기 위함이었죠.
이제 최대한 물기를 빼어 내야 하는데요, 손으로 너무 알뜰하게(?) 물기를 짜내면 영양분 손실이 크므로 주의하셔야 해요. 이제 마지막 과정으로 데친 시금치 모두를 6등분(1개 등분의 양이 적어 다시 5등분으로 함)으로 나누어 4등분은 비닐팩에 넣어 얼려 두려고 냉동실에 넣고, 남은 1 등분에만 참기름과 간장, 그리고 깨소금을 넣어 무쳐 '시금치무침' 반찬을 완성했어요.
이렇게 다 만드는데 몇 시간 걸렸게요? 약 4시간 30분 가량 걸렸을 거예요. 여리고 어린 시금치를 하나하나 다듬는 일과 잔모래 흙이 많이 묻은 것을 씻어내는데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죠. 데치고 무치는 데는 앞의 과정에 비해 시간이 훨~씬 덜 들었어요.
만일, 장모님의 (시금치를) 키운 정성과 사랑이 마음에 안 걸렸다면, 감히 다듬어 세척할 엄두를 못내고 그냥 시간만 보내다가 결국 시들고 상하여 아마도 다 버렸을 듯해요. 아, 그런데... 그 많던 시금치를 데쳐 놓으니 얼마나 줄어 들던지요! 허무하기까지?! 이러면서 인생을 배웁니다. "아, 인생은 이런거구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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