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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서 얻는 힐링

가을에게 편지를 띄우다!/노란 은행잎과 수련 연못을 보며~

by 헬쓰라이프 2020. 11. 10.

가을에게 띄우는 편지

 

 

어디 멀리 다녀오던 길에 겨울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노란 손으로 자꾸만 손짓하기에, 거부하지 못하고 황홀경에 빠져 한참 바라보다가 영상과 사진으로 너를 담아 봤단다. 우수수 흩날리는 은행잎은 봄날의 꽃비처럼, 겨울의 눈송이처럼 어찌 그리 아름답던지!

 

또, 내년을 기약하며 올해는 이만 마무리하려는 것일 테지?  파릇파릇 돋아나는 잎새가 싱그럽게 느껴지던, 제법 쌀쌀했던 그때가 엊그제 같은데, 정말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바람에 마지못해 너의 절친 은행나무는 황금빛 옷을 포도에게 빼앗기듯 훨훨 벗어던지고 있구나!  

 

이제 좀 지나면 네 절친은 나목이 되어 시리다가 으스러지도록 춥겠지만, 떨어진 잎새조차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 줘서 고마워. 겨울이 지나면 또 피어난다는 걸 나도 알고 가을 너도 알기에 떨어짐이란 슬픔이 아니라 '축제 한마당'이 아니겠니? '조금은 차가운 바람과 어우러져 훨훨 춤추는 노란 잎의 축제' 말이야!

 

바람에 비스듬히 떨어지는 황금빛 은행잎을 보세요. 너무도 아름답지 않나요?

 

우리는 이런 풍경을 보며 마음의 행복을 맛보곤 하죠.

 

조금 더 지나니까 연못에 수련이 살고 있더구나. 자신도 가을 풍경에 끼워달라고 조르면서 눈길을 붙잡지 뭐니? 그래서 내가 수련에게 이렇게 말해 줬지.

"수련아, 너는 정말 조그맣고 귀엽구나~ 너를 사랑하여 정원에 연못을 파고 너를 심고 네 모습을 화폭에 담는다고 인생의 중반 이후를 온전히 바친 화가도 있었지. '모네'라고... 그가 여기를 지나간다면, 며칠 밤낮을 머물면서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어떨 땐 굶으면서까지 너를 화폭에 담지 않겠니? 네가 도망칠까 봐 아마 네 옆에서 잘지도 몰라. 침낭 속에 들어가서 말이야. 내가 그를 조금은 아는데, 노을빛도 함께 화폭에 표현하려고 무진장 애쓸 거야. 너울거리는 노을에 비친 네 모습을 화폭에 잡아 보려고 널 뚫어지게 바라볼 걸? 정원의 연못에 놀러 온 빛을 얼마나 뚫어지게 바라봤다고!! 그러다 눈까지 멀었다지, 아마."

 

내가 화가라면 수련의 모습을 당장이라도 화폭에 담고 싶을 정도로 수련이 다소곳해(그려달라고 기다리는 듯이) 보여요.

 

여기는 수련꽃도 피었네요.

 

수련과 물에 노을이 비껴 비치니 그 자태가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깊어가는 가을아, 너는 아름다움과 함께 그리움만을 가슴속 깊숙이 남기고, 그것도 모자라는지 아련한 옛 추억까지 불러다 놓고 어디론가 사라질 준비가 끝났겠지? 그렇담, 다시 1년 기다려 볼게. 네가 이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시 찾아올 것을 난 알고 있기에...

 

그래서 가을, 너는 더욱 믿음직스럽고도 아름다운가 보다! 너랑 더 얘기하며 정을 나누고 싶지만 가야 할 길이 머니까 여기서 이만 줄일게. 곧 다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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