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묵국을 만들어 봤어요!
-포장마차에서는 아직 오뎅이라 하지만, 표준말은 어묵이에요-
추울 때는 어묵에 무와 파, 그리고 들깨가루를 넣고 어묵국을 끓여 먹으면 참 좋은 것 같아요. 저는 오늘 어묵과 무를 많이 넣고 어묵국을 끓여 봤어요.
전에 군 생활할 때 2박 3일 외박을 나왔던 일이 있었는데요, 그때 누님에게 갔었던 기억이 나요. 그런데 그만 정말 웃기는 일을 벌이고 말았죠. 11월 말쯤 차가운 바람이 불 때였는데 누님 집에 다다르기 전 시장이 하나 보였어요. 거기 마침 오뎅을 파는 포장마차가 하나 눈에 띄었죠.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 지나치죠. 어떤 아주머니가 오뎅을 팔고 있었는데 저는 그리로 들어가서 자리를 잡고 오뎅을 계속 먹었었죠. 동글동글한 오뎅을 비스듬히 절반 잘라 놓은 것이었는데 어찌나 맛이 있었던지요! 오뎅을 워낙 좋아했던 까닭이었어요.
계속 먹다 보니 40개나 먹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온전한 오뎅을 20개 먹었던 거죠. 다 먹고 일어나려니까 오뎅이 목까지 꽉 차고 배가 너무 불러 일어날 수가 없었어요. 거의 엉금엉금 기다시피 하여 누님 집으로 갔었는데 집에 아무도 없었어요. 이건 정말이지 너무 배가 부른 나머지 힘이 들어 머리를 낮추고 다리를 올린 채 그대로 누워 낑낑거리다 잠이 깊이 들었나 봐요.
한참 뒤 누님이 와서 저를 깨웠는데 그땐 소화가 좀 되어 일어나 정신을 차리게 되었던 기억이 나요. 그로부터 오뎅에 질려 약 1년 동안 꼴을 보기가 싫더군요. 정말 1년가량이 지나 오뎅을 또 먹게 되었어요.
오늘 어묵국을 끓여 먹자니 불현듯 그 생각이 떠올라 주저리주저리 추억을 소환해 봤네요.
마트에서 어묵을 한 봉지 사 왔어요. 그것을 적당한 크기로 썰었죠. 거기다 대파를 길쭉하게 썰어 넣었어요. 그리고 시원하고 달콤한 맛을 내려고 무를 많이 썰어 넣었죠. 달고 시원한 맛을 내기 위해 시골서 가지고 온 작은 무를 2개 썰어 넣었어요.
그런 다음 물과 간장을 부어 간을 맞추어 줬어요. 그러고 나서 뚜껑을 닫고 끓였어요. 한소끔 끓여 김이 나기 시작할 때, 들깨가루를 적당량 넣었죠. 그리고 약 5분 더 끓여 무를 집어 맛을 봤더니 알맞게 익어 불을 끄고 요리를 완성했답니다.
요리 시에는 10분, 20분, 한 큰 술, 두 큰 술 이런 거 따지지 마시고 그냥 맛을 보고 무엇을 얼마만큼 넣을지 결정하시고, 삶거나 익은 정도를 보고 요리 시간을 결정하시기 바라요.
그리고 뒤에서 말씀드리겠지만 각종 요리와 반찬에 설탕 좀 넣지 마시기를 제발 부탁드립니다. 자연당을 포함한 설탕은 달콤한 살인자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밥도 살인자라고 말하기는 합니다만, 밥은 많이만 안 먹고 조심하면 우리를 오랫동안 살게 해 주는 고마운 존재죠. 그러나, 설탕(꿀, 과당 등 포함)은 그걸 즐겨 먹는 사람들이 원치 않는 방법으로 생을 빨리 마감시켜 주는 치명적인 살인자라니까요!
이 어묵국은 무를 많이 넣었기 때문에 달고 시원하며 담백해요. 불포화지방산과 섬유질이 많은 들깨가루가 들어가서 건강에도 좋죠. 북어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여기에 북어를 조금 넣는 것도 좋아요.
여러분들도 추운 날에 이렇게 어묵국을 끓여 한 끼를 때워 보세요. 사실, 삼시 세끼 식구들에게 반찬을 갖춰서 밥을 해 주려다 보면 반찬 걱정이 이만저만 큰 게 아니죠?
겨울철에는 가끔 레시피가 아주 간단하고 맛도 괜찮은 어묵국을 끓여 보세요. 오늘, 여기까지 읽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모쪼록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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